브랜드 스토리

프로젝트슬립을 시작하기까지 | 나만의 수면 레시피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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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클리에서 만난 첫 미국인 친구 Lemicher, 그녀는 내 룸메이트였다. Lemi는 잠을 자기 위해 약을 한 알씩 먹곤 했다. 어릴 적 고아원에 살았던 그녀는, 낯선 공간을 전전했던 기억에 의한 불안감으로 쉽사리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이 방을 쓰는 룸메이트가 잠을 설치면, 같이 사는 사람도 잠을 설치기 마련. 첫 미국 생활에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벅차 잠을 줄여 공부를 하곤 했는데, 룸메이트의 뒤척임이 계속되니 나 또한 잘 자기는 어려웠다. 좋은 수면에 대한 갈증은 나날이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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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맑은 날, Lemi와 나.

캘리포니아의 햇살은 늘 밝고 뜨겁다.



우리는 좋은 수면 솔루션을 찾기 위해 함께 고민했다. 처음에는 은 침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스프링 침대 위에 메모리폼 토퍼를 올려서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우연한 기회에 나는 학교 자선 경매의 일환으로, 정가로 백만원을 호가하는 Keetsa의 매트리스를 30만원에 낙찰 받았다. 국내에서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하이브리드 폼 매트리스를 그때 처음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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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자는 나밖에 없었다. 매트리스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잘 없을뿐더러, 학생이 구매하기에는 아주 저렴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만 나중에 이 매트리스를 약 200불 정도에 재판매 한걸 생각하면, 좋은 경험을 값싸게 산 셈이다.  

 

 

일반적으로 유학생들은 잠깐 살고 타지로 떠나는 경우가 많기에, 중고거래로 매트리스를 사거나 이케아에서 싼 매트리스를 구하는 편이였다. 나는 짧은 기간이라도 잘 자고 싶었기에, 예산을 좀 더 써서 방에 한 가득 차는 큰 사이즈(full size)의 하이브리드 폼 매트리스를 구매한 것이었다. 딱딱하고 걸핏하면 삐그덕하는 소음이 나는 기숙사의 스프링매트리스나 본가의 20년 된 침대만 경험했던 나에게, 그 새로운 소재의 매트리스가 주는 경험은 놀라웠고 삶의 변화는 드라마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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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구매한 Keetsa의 풀 사이즈 침대와 함께한 방.

Keetsa는 대학교 선배가 런칭한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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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매트리스를 쓰는 건 굉장히 새로운 경험이다. 아침은 개운해졌고 잠에 드는 시간이 기다려질 정도였다. 무엇보다 생전 처음 경험해보는 매트리스가 몸을 감싸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당시 나는 학교 공부와 부업으로 런웨이 모델을 병행하고 있었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었고 그 외에는 오랜 시간 힐을 신고 있었다. 생활 습관 때문에 허리가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침대를 바꾸고 나서는 통증이 줄어들었다.


좋은 침대였다. 울과 라텍스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폼 매트리스 모델이었다. 다만 나에게는 약간 단단하고 튕기는 듯한 느낌이 있어 좀 더 부드러운 감도를 위해 메모리폼 토퍼를 하나 사서 얹었다. 나름의 레이어 구성을 그때 처음 해본 셈이다. 이후 겨울에는 구스 토퍼도 얹어보고, 여름에는 방수커버를 사용해 보는 등 나만의 매트리스 레시피를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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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도부터 구매했던 다양한 수면용품 일부 

(feat. 메모리폼 토퍼, 라텍스 베개, 화이버 베개 등)  

미국 매트리스 스타트업의 대모 격인 캐스퍼가 2014년도에 생겼으니, 나의 수면 관련 여정도 꽤 오래 전부터 시작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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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는 것은 편한 매트리스 외에 생각보다 다양한 조건을 필요로 한다. 나는 방에 암막 커튼을 사서 치기도 했고, 안대와 귀마개를 하고 자기도 했다. 자기 전에 따뜻한 우유를 마셨고, 수면 시 체온을 관리하기 위해 반신욕을 했으며, 소음을 줄이기 위해 냉장고를 침대에서 가장 먼 쪽으로 옮기기도 했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수면을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트를 해본 것이다. 낯선 환경에서의 낯선 생활이 지속되던 유학 1년차, 모든 수업을 녹음해 듣고 모델 일을 함께 하던 그 시기에 양질의 수면만큼은 나에게 정말 간절했다. 

 


졸업 후 귀국하던 때에 내 룸메이트는 내가 조합한 매트리스 구성을 그대로 나에게서 사갔다. 좋은 잠을 위해 함께 고민하던 그 친구는 이제 본인 같이 잠을 못 이루는 이들을 위한 신경정신과 의사(psychiatrist)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의 잠을 위해 고민하던 르미와 나,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의 좋은 잠을 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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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식, 꽤 다른 방향을 걷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지나고 나니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Connecting the do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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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돌아와 해외에서 사용했던 조합을 유사한 구성으로 구매하려 해도 비슷한 느낌의 매트리스는 수 백만원으로 과도하게 비싸거나, 선택지가 아예 없었다. 매트리스뿐만 아니라 다른 수면 용품 또한 마찬가지였다.

결혼 전 대부분의 청년들에게 침대라는 건 내가 선택한 적 없는, 그냥 집에 늘 있는 물건에 가깝다. 나 또한 본가에서는 부모님이 사준 아주 오래된 스프링 침대를 쓰고 있었다. 불편하지 않으면, '좋은 침대를 써야해' 라는 생각 자체를 하기 어렵다. 불편함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좋은 침대를 쓰고 돌아왔던 나는, 매일 밤이 너무 불편했다.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대안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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